aessetos
칠정에서 애에 해당하는 감정 본문
부록에 제시된 감정동사의 의미 영역을 세부적으로 분류해 본 바에 따르면, 희 (喜)와 애(愛)의 감정인 ‘기쁨, 좋아함’의 의미를 갖는 동사들은, ‘기쁨, 감동, 통쾌 함, 호감, 반가움, 신뢰감, 만족감, 자랑스러움, 자신감, 안정감, 공감, 고마움’의 의 미를 가진다. 그리고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노(怒), 애(哀), 구(懼), 오(惡), 욕(慾)’의 감정인 ‘동정, 수치심, 노여움, 슬픔, 두려움, 싫어함, 바람’의 의미를 갖는 동사들은 ‘동정, 수치심, 불만, 슬픔, 억울함, 화, 원망, 답답함, 외로움, 난처함, 걱 정, 초조함, 미안함, 후회, 실망, 허망, 아쉬움, 냉담, 그리움, 불쾌, 반감․거부감, 치사함, 시기, 불편함․귀찮음, 바람․욕심, 서먹함, 심심함, 싫증, 갈등, 위축감, 불 신감, 두려움, 놀람, 궁금함’의 의미를 갖는다. 그런데, 이들 감정 중 ‘기쁨’과 ‘좋아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모두 ‘만족’의 의미를 내포한다. 또한 ‘동정, 수치심, 노여움, 슬픔, 두려움, 싫어함, 바람’ 125) 孔子와 老子의 七情 가운데 孔子의 七情을 취한 것은, 조선시대 四端 七情論이 孔子 의 七情을 기본으로 하여 논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기본 정서는 孔 子의 七情(『禮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老子의 七 情에서 ‘憂’에 해당하는 감정은 孔子의 ‘懼’에 해당하는 감정이다. 그리고 ‘悲’는 ‘哀’에 해당하는 감정이며, ‘好’는 ‘愛’에 해당하고, ‘憎’은 ‘惡’에 해당하는 감정이다. 세세한 면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으나, 두 七情 사이에 큰 차이점은 없다. 그리고 중용의 四情과 筍子의 六情에는 ‘두려움, 싫어함, 욕구’와 같은 감정의 영역이 빠져 있어서 취 하지 않았다. 126) ‘愛’의 자전 의미는 ‘사랑하다’이다. 따라서 ‘愛’에 해당하는 감정은 ‘사랑함’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대표적인 감정을 설정하면서 ‘愛’를 그 중 하나로 삼은 것 은, ‘愛’의 의미가 ‘사랑하다’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인 ‘좋아하다’의 의미를 갖는 것으 로 봄이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사랑하다’는 대체로 어떤 ‘대상’에 대해서 좋아하는 감 정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고, ‘좋아하다’는 대상 뿐 아니라, 어떤 ‘사태’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감정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좋아하다’의 의미가 더 포괄 적이라고 보고, ‘愛’의 의미 영역을 ‘좋아함’으로 한다. - 109 - 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모두 ‘불만족’의 의미를 내포한다. 따라서 감정 동사의 의미 영역은 크게 만족의 의미 영역과 불만족의 의미 영역으로 나눈다.127) 4.2.1. 만족의 의미 영역 만족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것은 ‘기쁨’과 ‘좋아함’이다. 이들은 모두 어떤 사 태에 대해 ‘만족해하는 감정’과 ‘기뻐하는 감정’을 내포한다. ‘기쁨’의 영역에 해당 하는 동사들은 모두 ‘만족함’의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 (32) ㄱ. 멀리서 기다리는 엄마를 보고, 동호는 몹시 기뻐했다. ㄴ. 그의 호의는 나를 다시 한번 기쁘게 했다. (33) ㄱ. 그의 합격 소식에 모두들 즐거워했다. ㄴ. 파헤쳐진 잘못된 실상을 보며 우리는 즐거워했다. (34) ㄱ. 숙모님은 마침 있는 음식에 신나하셨다. ㄴ. 윤정이는 냄비를 보자마자 신나서 걸레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예문 (32)~(34)의 ‘기쁘다, 즐겁다, 신나다’는 모두 ‘기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이다.128) (32 ㄱ)의 ‘기다리는 엄마를 보고 기뻐하는’ 감정에는 엄마가 기다 려준 것이 만족스럽다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32 ㄴ)의 ‘그의 호의에 기뻐하는’ 감정에는 그가 베풀어준 호의에 만족해하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33 ㄱ)의 ‘그 의 합격 소식에 모두들 즐거워하는’ 감정에는 그가 합격했다는 소식에 만족해하는 감정이, (33 ㄴ)의 ‘파헤쳐진 잘못된 실상을 보며 즐거워한’ 감정에는 잘못된 실상 이 파헤쳐진 사실에 만족해하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34 ㄱ)의 ‘숙모님이 있는 음식에 신나하는’ 감정에는 음식이 있는 상황에 만족해하는 감정이, (34 ㄴ)의 ‘윤 정이가 냄비를 보고 신나하는’ 감정에도 윤정이가 냄비에 대해 만족해하는 감정이 127) 인간의 모든 감정이 절대적으로 만족 혹은 불만족인 감정으로 양분되는 것은 아니 다. 다만, ‘喜, 愛’의 감정인 ‘기쁨, 좋아함’은 대체로 만족된 감정으로 볼 수 있고, 측은 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의 감정이나 ‘怒, 哀, 懼, 惡, 慾’의 감정인 ‘동정, 수 치심, 분노, 슬픔, 두려움, 싫어함, 바람’은 대체로 만족되지 못한 감정으로 볼 수 있다 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정서를 ‘쾌-불쾌’의 차원으로 본다. 128) ‘기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감정동사에 관해서는 본고 4.2.1.1 참조. - 110 - 내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좋아함’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만족’ 뿐 아니라 동시에 ‘기쁨’의 감정도 내포한다. (35) ㄱ. 흉터가 안 남았다며 내내 고마워했다. ㄴ. 카르마는 너무나 고마워 말이 나오지 않았다. (36) ㄱ. 다시 내 방으로 되돌아 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ㄴ. 그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안도했다. (37) ㄱ.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ㄴ. 그는 사실 자신이 독일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위의 ‘좋아하다’, ‘안도하다’, ‘자랑스럽다’도 모두 ‘좋아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이다.129) (35 ㄱ)의 ‘흉터가 안 남은 것에 고마워하는’ 감정은 흉터가 안 남 아서 만족스럽고 기쁘다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고, (35 ㄴ)의 ‘ 카르마에게 고마운’ 감정에도 카르마의 언행이 만족스럽고 기쁘다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36 ㄱ)의 ‘내방에 돌아와서 안도하는’ 감정은 내방에 돌아온 데 대한 만족감과 기쁨의 감정 이 내포되어 있고, (36 ㄴ)의 ‘그가 살아있다는 소식에 안도하는’ 감정도 기쁘고 만 족스러운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37 ㄱ)의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감정은 하나님을 섬기게 되어서 만족스럽고 기쁘다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고, (37 ㄴ)의 ‘자신이 독일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감정에는 자신이 독일인이라는 사실이 만족스럽고, 기쁘다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이처럼 ‘기쁨’의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만족하다’라는 동사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좋아함’의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만족하다’와 기쁘다’라는 동사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만족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동사 부류는 모두 ‘만족하다’의 의 미 뿐 아니라 ‘기쁘다’의 동사 의미를 내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2.1.1. 기쁨(喜) 칠정에서 희(喜)에 해당하는 감정인 ‘기쁨’의 의미를 가지는 동사들은 아래와 같 129) ‘좋아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감정동사에 관해서는 본고 4.2.1.2 참조. - 111 - 다. [1] 기쁨 기쁘다, 들뜨다, 살맛나다, 설레이다, 신나다, 신명나다, 신바람나다, 우습다, 유쾌 하다, 재미있다, 즐겁다, 즐기다 행복하다, 황홀하다, 흐믓하다, 흥겹다, 흥나다, 흥분하다130) …… ‘기쁨’의 의미 영역에 해당하는 감정동사는 ‘좋아함’에 해당하는 감정동사와 같이 만족감을 내포한 감정동사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기쁨’과 ‘좋아함’에 해당하는 동사들의 의미의 차이는 ‘기쁨’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기쁨 그 자체를 표현한 것이 고, ‘좋아함’에 해당하는 동사들은 ‘좋아하는 감정’으로 인해서 부차적으로 ‘기쁨’의 의미가 개입되는 것이다.131) 4.2.1.2. 좋아함(愛) 칠정에서 애(愛)에 해당하는 감정은 어떤 사태에 대해서 ‘좋아하는 마음’ 상태가 내포된 감정이다. 따라서 ‘愛’의 감정 영역은 ‘좋아함’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좋 아함’의 의미를 갖는 동사는 ‘호감, 신뢰감, 만족, 자신감, 고마움, 반가움, 자랑스러 움, 안정감, 통쾌함, 공감, 감동’의 의미를 지니는 동사이다. ‘좋아함’에 해당하는 감 정동사도 크게 보면 모두 ‘기쁨’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나, ‘기쁨’에 해당하는 동사 는 ‘기쁨’ 감정 자체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동사라면, ‘좋아함’에 해당하는 동사는 감정 주체가 사태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고, 기쁜 감정은 거기에 부차적 으로 나타나는 동사이다.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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