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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동사 구문의 소유 및 수량사 구성 본문
소유 구성이나, 수량사 구성, 전체 부분 구성은, 명사구가 취하는 특별한 관계에서 주격 중출의 형태를 띠는 것이지만, 감정동사 구문은 ‘동사’가 가 지는 특성으로 인해서 주격 중출의 형태를 띠게 되는 경우로 그 성격이 다르다. 감정동사 구문은 다음과 같이 ‘주격 중출’을 이룬다.64) (9) ㄱ. 나는(내가) 호랑이가 무섭다. ㄴ. 나는(내가) 고향이 그립다. 62) 주격 중출이란 조사 ‘이/가’를 가진 명사구 중출이나, 조사 ‘은/는’을 가진 명사구 중출 을 의미하는 것으로, 곧 주어 중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최형강, 2002 : 525). ‘이/가’ 나 ‘은/는’의 명사구 중출 구문을 ‘이중 주어문’, 혹은 ‘중주어문’으로 명명하기도 하지만, 서정수(1996 : 170)에서는 ‘주어’와 ‘주격’을 구별한다. “이른바 주격 조사 “이/가”가 붙 을 수 있는 체언은 주격이라 하고, 그것이 문장의 주어 노릇을 할 경우에만 주어라고 한다.”고 하면서 주격과 주어를 구별하여 쓰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이와 같은 견해로 S. Song(1967), 남기심(1968a), 박순함(1970), 박병수(1983) 등이 있다. 63) 감각․감정형용사 구문의 주격 중출과 함께, 주격 중출에서 흔히 다루는 유형들은 다 음과 같다. (1) ㄱ. 지수가 책이 많다 ㄴ. 그 아이는 꿈이 있다 (2) ㄱ. 광주에서 서울까지 왕복시간이 4시간이 걸린다. ㄴ. 자개장은 10자에 146만원이 든다. ㄷ. 학생이 셋이 왔다. (3) ㄱ. 코끼리가 코가 길다. ㄴ. 그 사람이 배가 고프다. ㄷ. 그 여자가 목이 쉬었다. 위 (1)은 NP1과 NP2가 소유 구성을 이루고 있고, (2)는 수량사 구성을 이루고 있으 며, (3)은 전체-부분의 구성을 이루고 있다. 위의 구성은 대부분 ‘주제-주어’ 구성의 단문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64) 주격 충출 현상은 감정형용사 구문에서만 보인다. 그러나 주격 중출 현상은 우리 국 어가 가지고 있는 아주 특이한 통사 특성의 하나로서, 오랫동안 논의의 대상으로 자 리 잡고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주격 중출 형태가 비록 감정형용사에만 국한된 통 사 특성이기는 하지만, 국어의 특이한 통사 특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이에 대해서 도 논의하기로 한다. - 50 - ㄷ. 나는(내가) 어제 본 영화가 재미있었다. ㄹ. 나는(내가) 그가 좋다. 위와 같이 감정동사는 모두 NP1과 NP2에 해당하는 명사구에 주격 조사가 결합하 여, 주격 중출의 구문을 이룬다. 이른바 주격 중출은 일부 동사 구문에서 나타나는 특성으로, 주격 중출 구문을 분석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첫째는 NP1과 NP2에 해당하는 명사 구 모두를 주어로 보아 이중 주어의 복문으로 처리하는 관점, 둘째는 NP1과 NP2 중 하나만을 주어로 보아 단문으로 처리하는 관점이다. 특히 단문으로 처리하는 관점은, NP1을 주어로 보는 관점과 NP2를 주어로 보는 관점으로 다시 나뉜다. 그러면 감정동사 구문의 주격 중출은 어떤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할까? 먼저, 이 중 주어의 복문으로 보는 견해를 보자. (10) ㄱ. 나는 이 소녀가 반갑다. ㄴ. 나는 그 노래가 슬프다. (10)′ㄱ. 나는 이 소녀가 반갑다고 한다. ㄴ. 나는 그 노래가 슬프다고 한다. 국응도(1968)에서는 (10)의 기저문을 (10)′로 보고, ‘나’와 ‘이 소녀’ 모두를 주어로 처리하였다. 그러나 위의 두 문장은 대응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10)은 어떤 상 태를 기술하고 있는 것이지만, (10)′는 ‘상태’에 더하여 거기에 부가된 행동을 기술 하고 있다. 즉 (10)과 (10)′는 그 의미가 서로 다른 구문으로서, (10)′를 (10)의 기 저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영희(1988)에서도 관점은 다르지만, ‘평가동사’의 구문을 이중 주어의 복문으로 보고 있다.65) (11) ㄱ. 나는 이 놀이가 좋다. 65) 김영희(1988)의 평가동사란, 주관동사나 객관동사가 특정 구문에서 나타나서 평가 행 위의 의미를 띠는 경우를 말하는데, 감정형용사가 평가동사의 일부로 나타난다. - 51 - ㄴ. 나는 이 길이 싫다. (11)′ㄱ. 나는 이 놀이가 좋다고 생각한다. ㄴ. 나는 이 길이 싫다고 생각한다. 김영희(1988)에서는 (11)은, (11)′의 기저문에 상위 서술어 지우기 규칙이 적용된 것으로 본다. 따라서, NP1인 ‘나’는 상위 서술어문의 제1 주어이고, NP2인 ‘이 놀 이’와 ‘이 길’은 보문의 주어로 제2 주어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그 근거로는 복수 표지 명사 ‘들’과 ‘주어 올리기’ 규칙을 들었다. ‘주어 올리기 규칙’은 ‘단언 서술어 를 상위 서술어로 하는 보문 주어를, 상위문의 목적어로 통사적 관계를 변형시키 는 관계 변화 규칙’인데, 이를 통해서도 주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단언 서술어를 상위서술어로 하는 문장에서, 보문의 주어가 상위문의 목적어가 될 수 있다면, 상위문의 NP1은 또한 주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12) ㄱ. 나는 과장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ㄴ. 나는 과장을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12)의 ‘과장이 어리석다’는 보문으로, 이 때 보문의 주어인 ‘과장’은 상위문에서 ‘과장을’로 주어 올리기 규칙이 적용되므로, NP1을 상위문의 주어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영희(1988)에서 제시한 감정동사문의 기저 문장의 상위 서술어는 ‘인지 동사’로서 (11)과 (11)′에는 의미의 동의성을 찾을 수가 없다. (11 ㄱ)의 ‘나는 이 놀이가 좋다’라는 문장은 ‘놀이’라는 자극에 대해 경험주가 느낀 바를 기술한 것이 고, (11 ㄱ)′의 ‘나는 이 놀이가 좋다고 생각한다.’라는 문장은, ‘놀이’에 대해서 ‘나’ 가 의식적으로 판단한 바를 기술한 것으로, (11)은 ‘경험’한 바를 표현한 것이고, (6)′는 ‘판단’한 바를 표현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의 동일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66) 66) 감정동사에는 판단과 유사한 ‘평가성’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기는 하지만(감정동사의 평가성에 관해서는 본고 4.1.4 참조), 인지동사가 가지는 ‘판단’의 의미와는 별개이다. 감정동사의 ‘평가성’은 의식적 의도의 개입 없이 느끼는 어떤 감정 상태를 표현했을 - 52 - 이렇게 보면 국응도(1968)에서나 김영희(1988)에서 제시한 감정동사 구문의 기저 구조는 표면 구조와 의미의 동의성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그 기저구문을 인정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기저문을 통해서 상위문과 하위문으로 나누어 각각의 주 어를 설정하고, 이중 주어의 복문으로 본 견해는 따르기 어려워 보인다. 다음으로, 단문으로 보는 견해를 보자. 서정수(1996)에서는 NP1을 주제로, NP2를 주어로 본다.67) (13) ㄱ. 호랑이는 나에게 무섭다. ㄴ. 나에게는 호랑이가 무섭다 ㄷ. 나는 호랑이가 무섭다 서정수 (1996)에서, 예문 (13 ㄷ)은 (13 ㄱ)의 구조에서 (13 ㄴ)이 유도되어 ‘에게’ 가 생략되면서 나타난 것이라 하였다. 따라서 (13 ㄷ)은 ‘나에게는’이 주제화된 문 장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13 ㄷ)의 주어는 NP2에 해당하는 ‘호랑이’이라는 것인 데, NP2를 주어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다. (14) ㄱ. 지수가 밥을 먹는다. ㄴ. 책이 두껍다 (14)′ㄱ. 밥을 먹는 지수 때, 감정동사에 ‘부차적’으로 내재되어 나타나는 의미이고, 인지동사의 ‘판단’ 의미는 의식적인 사고의 과정을 통해서 나온 결과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는 이 놀 이가 좋다.’의 ‘좋다’는 경험주가 ‘놀이’에 대해서 의식적인 사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 고, 비의도적으로 느껴진 경험을 ‘좋다’고 표현함으로써, ‘좋다’라는 동사에 부차적으로 평가성이 내재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놀이가 좋다고 생각한다.’는 사 고의 주체가 ‘놀이’에 대해서 의식적인 사유의 과정을 거친 결과 ‘좋다’라는 판단을 내 린 것이고 그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감정동사에 내재되어 있는 평가성과는 다르다. 67) 양정석(1989)에서는 ‘주제어’란 동사의 하위범주화의 특질로 설명될 수 없는 명사구 성분이 문장에 나타나는 것으로, ‘좋다, 싫다, 무섭다’ 등의 동사들은 동사의 하위 범 주화 특성상 두 개의 서술 논항을 필요로 하는 동사들로서, N1은 주제어로 볼 수 없 다고 본다. - 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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