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setos
감정 발생 원인과 시간부사어와의 호응 관계 본문
이는 감정동사가 ‘정도 성’의 의미 특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정리해보면, 감정동사는 양태 부사어와의 호응 관계에 ‘확실 성’, ‘개략성’, ‘의외성’, ‘비당위성’의 의미 특성을 지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원인 중심 감정동사는 감정 발생 원인에 대해서 ‘일반성’을 가질 수 없지만, 대상 중심 감정동사는 대상에 대해서 ‘일반성’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간부사어와의 호응 관계에서는 ‘-어지다’류와 ‘-게 되다’류의 감정동사들이 - 65 - ‘사태 변화’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기동상’의 상적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 혔고, 아울러 ‘상태 지속성’, ‘비한정성’의 의미 특성이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동태 부사어, 부정 부사어, 정도 부사어와의 호응 관계에서는 감정동사가 ‘비우열성’, ‘복 잡성’, ‘비의도성’, ‘정도성’의 의미 특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혔다. 3.3.2. 서법 제약 서법은 크게 비문말서법과 문말서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문말서법으로는 추 정법, 의도법, 알림법이 있고, 문말서법으로는 서술법, 약속법, 의문법, 명령법, 청 유법이 있다(서정수, 1996 : 297-351). 본 절에서는 감정동사 구문의 서법 실현 양 상을 위의 8가지 범주로 나누어서 살펴보자. 추정법을 나타내는 데에 주로 쓰이는 형태는 ‘-겠-, -ㄹ 것이-, -ㄹ거-, -리-’의 4가지로, 화자가 짐작, 추측의 태도를 드러낸다. (36) ㄱ. 그녀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기쁠 것이다/슬플 것이다/부끄러울 것이 다/놀랄 것이다/화날 것이다/실망할 것이다……}. ㄴ.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하면, 나는 그 사람{이/을} {고마울 것이다/그리울 것이다/무서울 것이다/그리워할 것이다/걱정할 것이다/부러워할 것이 다……}. 감정동사가 추정법 구문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감정동사가 외적으로 드러난 어떤 사실과는 무관함을 말한다. 예를 들어 달리고 있는 어떤 사람을 보고서, ‘저 사람 이 달리는 가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즉 외적으로 확연히 들어난 사실은 추정의 서법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우울해하는 어떤 사람을 보고서 ‘저 사람은 우울한 가봐’라고 말할 수는 있다. 이는 감정동사가 외적으로 드러난 어떤 사실과는 무관 하다는 것을 말한다. 즉 감정동사는 ‘외적’이 아닌 ‘내적’의 특성이 있는 것으로 해 석할 수 있다. ‘의도법’은 주로 ‘-겠-, -ㄹ거-’ 형태로 나타나고 상황에 따라 ‘-ㄹ 것이-’의 형태 도 쓰인다. 이 형태들은 말하는 이의 의도를 드러내는 서법으로 쓰일 때에는 ‘1인 칭 행동자’가 문장의 주어로 나타나야 하고 이런 행동자는 동작성을 지닌 동사와 - 66 - 어울려 쓰인다. (37) ㄱ. *그가 와준다면 나는 {긴장하겠다/감동하겠다/놀라겠다……}.83) ㄴ. *그가 떠난다면 나는 {실망하겠다/후회하겠다/당황하겠다/망연자실하겠 다/상심하겠다……}. 감정동사는 (37)에서처럼 의도법은 전혀 실현되지 않는다. 이는 감정동사가 ‘비의 도성’의 특성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고, 의도법이 동작성 동사와 호응한다는 점 에서 위의 동사들은 ‘비행동성’의 특성이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감정동사 중 의도법 실현이 가능한 어휘도 있다. 다음은 의도법이 실현되는 예이다. (38) ㄱ. 나는 지수가 잘되길 바라겠다. ㄴ. 그가 또 약속을 어긴다면, 나는 이번에는 화내겠다. ㄷ. 그가 그렇게 말했다면, 나는 그를 원망하겠다. ㄹ. 앞으로는 그를 사랑하겠다. 위의 예문을 보면 ‘바라다, 화내다, 원망하다, 사랑하다’는 의도법이 실현된다. 그러 면 ‘바라다, 화나다, 원망하다, 사랑하다’는 저절로 발생하는 감정의 표현임에도 불 구하고 ‘의도’의 개입이 가능하다는 말이 된다. 다른 류의 감정동사들은 불가능한 데 ‘바라다, 화내다, 원망하다, 사랑하다’가 의도법이 실현되는 이유는 ‘동작성’의 정도와 관련이 있다. (39) ㄱ. 그가 약속을 지키면, 나는 고맙겠다. ㄴ.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미안하겠다. (39)′ㄱ 그가 약속을 지키면, 나는 고마워하겠다. ㄴ. 그렇게 말한다면, 나는 미안해하겠다. 83) 의도법은 동사만을 취하므로, 형용사는 논외로 한다. - 67 - (39)의 ‘고맙겠다, 미안하겠다’는 ‘의도법’이라기 보다 ‘추정법’에 가깝다. (39)의 예 보다는 (39)′처럼 ‘-어하다’ 파행 형태를 띠어야 ‘의도’의 양태가 분명히 실현된다. 다시 말하면, ‘나는 미안하겠다’ 보다는 ‘나는 미안해하겠다’의 ‘-어하다’ 파생 형태 가 의도의 의미가 더 확실하다는 것이다. ‘-어하다’ 형태들이 의도법 실현이 가능해지는 경우는, (39)′와 같이 동사가 동사 로 파생된 경우 뿐 아니라, 형용사가 동사로 파생된 경우에서도 찾을 수 있다. (40) ㄱ. 네가 시험에 합격하면, 나는 {기뻐하겠다/좋아하겠다/즐거워하겠다……}. ㄴ. 네가 시험에 떨어지면, 나는 {슬퍼하겠다/괴로워하겠다/서러워하겠 다……}. 위 (40)은 ‘기쁘다, 좋다, 즐겁다, 슬프다, 괴롭다, 서럽다’가 ‘-어하다’로 동사 파생 을 하여 동사의 조건을 갖추고 ‘-겠-’과 결하여 의도의 양태를 취하고 있다. 앞서 ‘-어하다’는 감정 상태를 밖으로 드러내는 기능을 한다고 하였다. 감정 상 태를 타인이 인식할 수 있도록 밖으로 드러낸다는 것은 감정표현에 동작성이 수반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형용사가 ‘-어하다’ 파생을 겪어 동작성을 수반하게 되는 경우나 동사가 ‘-어하다’ 파생을 거쳐 동작성을 수반한 경우 모두 ‘-어하다’에 의 해 그 동작성이 강조되어 의도법이 실현이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의도법의 실현은 서술어의 동작성과 분명 관련이 있다. 따라서 ‘바 라다, 원하다, 화내다, 사랑하다’의 동사들은 다른 감정동사류에 비해서 동작성의 정도가 강하고, 그런 동작성이 의도법의 실현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 다. 그러나, 의도법 실현여부를 ‘동작성의 정도’ 하나에만 의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놀라다’와 같은 경우 의도법 실현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었지만, ‘놀라 다’가 ‘바라다, 화내다, 원망하다’ 보다 동작성이 더 낮다고 볼 수는 없다. ‘놀라다’ 는 분명하게 동작이 수반되는 동사이다. 그러면, ‘바라다, 화내다, 원망하다’와 ‘감 동하다, 놀라다, 갈등하다, 긴장하다, 꺼리다, 실망하다, 싫증내다, 후회하다’ 등에는 어떤 차이가 있어서 의도법 실현 양상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일까? 이들 어휘를 개 별적으로 비교하여 보자. - 68 - 우선 ‘바라다’라는 동사는 딱히 동작성을 수반하지는 않지만 그 어휘 의미 자체 에 이미 ‘의도’의 의미가 개입되어 있다. 따라서 ‘바라다’는 비록 동작성을 수반하 지 않았고, 저절로 발생하는 감정을 표현한 어휘라 할지라도 어휘 의미 자체에 의 도가 개입되어 있으므로 의도법 실현에 제약이 없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화내다, 원망하다, 사랑하다’와 ‘놀라다, 감동하다, 갈등하다, 긴장하다, 실 망하다, 후회하다, 꺼리다, 싫증내다’ 등은 감정의 소멸에 감정 주체의 의지가 개입 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화’라는 감정은 감정의 주체가 비 록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어떤 자극에 의해 이미 화가 났을 지라도, 그 화를 삭 히기 위해 의도적으로 어떤 행동이나 사고를 취할 수 있는 감정이다. ‘원망’하는 감정과 ‘사랑하는’ 감정도 마찬가지이다. 그에 비해 ‘놀라는 감정’이나 ‘감동하는 감 정’, ‘실망하는 감정’ 등은 감정의 소멸에 주체의 의지가 개입될 수 없다. 비록 화가 났어도 화난 감정을 삭히려 노력할 수 있고, 누군가가 원망스럽지만 원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는 있어도,84) 뭔가에 이미 놀랐으면서 놀라지 않으려 고 노력하거나, 뭔가에 감동했으면서 감동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거나, 뭔가에 실망 했으면서 실망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감정동사가 의도법 구문을 취하는 경우에 감정동사가 동작성을 수 반하느냐의 문제도 하나의 기준이기는 하지만, 감정 주체가 감정의 소멸에 의도적 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지의 여부도 작용하는 것이다.
'동양어문학, 동쪽의 말과 이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령법의 서법 실현 형태 (0) | 2020.09.05 |
---|---|
감정 상태의 지속 여부 (0) | 2020.09.05 |
동태 부사어와 감정동사 (0) | 2020.09.05 |
양태 부사어와 감정동사와의 호응 관계 (0) | 2020.09.02 |
관계관형화의 표제 명사 (0) | 2020.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