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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과 감정 개념 본문
그러나 기분과 감정은 엄밀히 서로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자신이 처한 어떤 감정을 이야기할 때는 ‘기분’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이 때의 ‘기분’은 ‘감정’이 취할 수 있는 여러 가 지 내용 중 하나에 속한다. 김명훈․정영윤(1991)에서는 감정이 ‘기분(mood), 정취 (sentiment), 기질(temperament), 기호(preperence), 태도(attitude), 편견(prejudice), 복 합(complex), 격정(passion)’ 등으로 나타난다고 기술하고 있다. 기분(mood)이란 “불 쾌, 유쾌, 우울, 분노 따위의 주관적인 감정 상태로 주로 ‘ ~ 기분’의 꼴로 쓰이어, 상 황에 맞는 분위기나 느낌을 말한다. 또 기분은 감정에 비해 조금은 더 지속적인 것인 데, 직접적인 자극이 분명하지 않고 미약하며, 미학에서는 정취(sentiment)라고도 한 다. 어떤 감정 상태가 지속되면 그것은 ‘기분’이 된다. 예를 들어 지하철에서 어떤 사 람이 내 발을 밟았다고 하자. 그래서 내가 불쾌해졌다면 이것은 불쾌한 감정이다. 그 런데 이 밟은 사람이 즉각적으로 사과의 말과 행동을 보여 주어서 내게 불쾌한 감정 이 남아 있지 않은 상태가 되었다면 이것은 불쾌한 기분까지는 형성하지 않고 다만 불쾌한 ‘감정’이었을 뿐이다. 그런데, 만약 발을 밟은 사람이 어떤 사과의 태도도 취 하지 않아 내가 그 불쾌한 감정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면 이것은 불쾌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흔히들, ‘오늘은 기분 나쁜 날’ 이라고 하지 ‘오늘은 감정 나쁜 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어떤 나쁜 감정이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면 그 나쁜 감정은 ‘기분’이 되는 것이다. 또한 ‘순간 욱하는 감정이 드는 거야.’라는 말은 해도 ‘순간 욱하는 기분 이 드는 거야.’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29) 감각에 대해 변정민(2002)에서는 쭘최신철학사전쭙(1986), 쭘철학사전쭙(1996), 쭘철학대사 전쭙(1989), 쭘표준국어대사전쭙(1999)를 참고하여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① 감각 기관이 어떤 자극을 받음으로써 생기는 의식 현상을 말한다. 기관에 따라 시 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온도감각, 압각, 유기감각 등으로 구별된다. ② 객관적 외계가 인간의 감각 기관에 생기게 한 최초의 결과이며 외계의 갖가지 요 소가 감각 기관의 외면적 부분을 자극하는 것에서 감각이 시작된다. ③ 객관적으로 실재하는 대상과 인간의 인식 능력 사이에서 현재 직접적으로 진행되 고 있는 상황 작용으로부터 성립된다. 감각은 의식과 외부세계를 직접적으로 연결 시켜 주며 따라서 모든 인식의 가장 우선적인 원칙이다. - 24 - 서 일어나는 대응을 감각이라고 한다. 그리고 최후로는 뇌의 기능으로 그것이 어떤 자극인가를 알게 되는데, 이것을 지각이라고 한다. 지각이란 감각이 통합되어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 고차원의 기능 이다. 지각은 생활체가 환경의 사상(事象)을 감관(感官)을 통하여 아는 일이다.30) 그러나 직접적 현상으로서 지각은 무엇을 감지하느냐, 무엇을 인지하느냐를 가리 킨다. 사물을 인지하는 데에도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무엇인가의 존재를 발 견하는 단계로부터 그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되는 단계’까지가 포함된다. 인지란 어떤 대상을 느낌으로 알거나 이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의식적 작용’이 다.31) 그리고 ‘지각․재인(再認)․상상․추론’ 등을 포함하여 ‘지식을 구성하는 모 30) 변정민 (2002 : 14)에서는 지각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① 기억이나 사상과 달리 직접 감각 기관에 작용하는 사물을 눈앞에 갖고 있고, 감각 기관을 통해 얻어지는 재료에 근거하고 있는데, 그것에는 어느 정도의 기억이나 사고의 작용이 첨가되고 있다. ② 감각 제 기관에 직접 작용하는 외계(外界) 대상의 다양한 성질이나 관계를 종합된 상(像)으로서 받아들이는 것. 감각 기관은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을 통하여 대상의 개개 측면을 파악하는데. 이것을 감각이라고 한다. 이 측면들의 외적인 대상에 통 일되어 존재하며 이런 통일 하에서 받아들여진 것이 지각인데, 이는 단지 제 감각 을 한데 모은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종합된 새로운 질(質)로서의 외계 대상의 반영이다. 그 지각에는 외계 사물의 개별적․우연적인 것도, 보편적, 필연적인 것 도 모두 포함되어 있으며 이것들은 아직 구별되어 파악되기까지에는 이르지 못하 고 있다. 구별하여 파악하는 그 운동은 사고가 하는 것이다. ③ 동물 및 인간의 중추 신경계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객관적 실재의 관념적 반영 형 식, 지각의 대상에 대한 감각적․전체적 모상(模像)이며 감각 기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대상의 속성이나 관계들을 전체적으로 모사한다. 지각은 감각들의 단순한 결합이 아니라 질적으로 새로운 감각적 반영이다. ④ 심리학에서는 감각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하는 것. 또는 그런 작용. 31) 국어학 관련 연구에서 ‘인지’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바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변 정민, 2002 : 11). ① 기억 속에 있는 정보의 종류와 그러한 정보를 획득하고 파악하고 활용하는 과정 을 일컫는다. 곧 지각하고, 알고, 기억하며, 추리하고, 사유하는 활동을 말하는 것 으로 인지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두뇌 활동을 정보 처리과정(information processing)으로 설명하고 있다(장경희, 1985 : 15). ② 철학적이거나 심리학적인 개념이다. 심리적으로 인지는, 지각이나 감각, 사고의 하 위 범주로 나누어질 수 있다(우형식, 1991 : 407-408). ③ 인간은 내적 사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인식 활동을 통해 정보를 알게 되는 - 25 - 든 의식적 과정을’ 포함한다. 변정민(2002 : 22)에서, 인지란 ‘지각 이후의 정신활동 으로 단편적으로 획득된 정보가 아니라, 전체의 체계 속에서 일관성이 유지되도록 하는 사고의 작용’으로 보고, ‘앎’과 ‘사고의 과정’을 인지의 특성으로 제시하고 있 다. 또 그 의미의 영역은 ‘사유, 인식, 판단, 믿음’으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면 감정은 감각이나 지각, 인지와는 어떤 관련을 갖는지 살펴보자. 전에는 심리학에서 감각과 감정을 구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Wunt(1905)에 이르러서는 감 각은 객관적이며, 감정은 주관적인 것이라 구별하였다. 이처럼 감정은 주관적이라 는 점에서 객관적인 ‘감각’과는 분명하게 구별할 수 있다. 또 ‘감정’은 의식적 의도 와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비의도적인 반응’이라는 점에서, ‘인지’는 어떤 대상을 느 낌으로 알거나 이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의식적 작용’이라는 점에서 둘을 구별할 수 있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음악을 듣고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적인 느낌 없이 단순 히 음의 강․약이나 음의 음조 등의 성질을 느끼는 것이 감각이라면, 여기에 시간 의 흐름이나 공간적인 면모가 포함되어 감지되면 지각이며, 이 음악을 듣고 사용 되는 악기를 알게 되거나, 제목 등의 지식과 관련된 부분을 의식하게 되면 이것이 인지에 해당한다. 그리고 음악을 듣고서 편안함을 느끼거나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이것은 의식적인 작용과는 무관하게 음악이라는 자극 요소에 의해 저절로 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결국, 외부에 자극이 있을 때 자극이 신체에 수용되면 여기서 일어나는 대응을 감각이라고 하고, 뇌의 기능으로 그것이 어떤 자극인가를 알게 되는데, 이것을 지 각이라고 하며, 이러한 감각적․지각적 자극에 대해 의식적으로 알게 된 것이 인 지라면, 의식의 가담 없이 주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감정으로 규정할 수 있다. 데, 그러한 인식 활동이 인지다(이현희, 1994 : 465). ④ 사유는 새로운 영역을 지향하는 정신 작용이며, 인지는 이미 존재하는 영역을 수 용하는 정신 작용이다(한재영, 1996 : 293). ⑤ 감각이나 지각 차원을 넘어서는 단계의 정신 작용을 의미한다. 인지는 인간의 경 험 세계 속의 경험과 인식을 받아들이고 내면화하는 정신적, 심리적 과정이다(이 주희, 2001 :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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