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setos
감정의 문화적 원인과 도덕적 정조 본문
그리고 감정은 문화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감정은 가장 고상한 가치 감정으 로 정조(情操)라고도 한다. 도덕적 정조로는 정의감․결벽감이 있으며, 그것이 채 워지지 않았을 때의 분노도 있다. 이를테면, 감정은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감정 주체가 신체적인 자극을 경 험하거나, 그 외의 외적․내적 자극들을 경험하게 될 때 발생하는 것이다. 18) 감정이 신체와 관련이 있다는 점은 철학, 심리학, 감성 공학 등 모든 분야에서 감정의 중요한 특성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국어학적인 연구로는 임지룡(1999, 2000, 2001) 참조. 19) 홍대식(1993 : 471)에서, 감정(정서)들은 대개 외부 사상들에 의해서 유발되게 되며, 감정 반응들은 이러한 사상들에 의해 지향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감정이 외부 자 극에 의해 유발된다고 보는 견해는 심리학, 사회학 등에서 일반적인 사실로 받아들인 다. 20) James(1884)와 Lange(1885)는 감정을 신체적 변화의 느낌이라 보았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픈 것이고, 무서워서 떠는 것이 아니라 떠니까 무서워지며, 우스 워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니까 우스워진다는 학설이다. 21) F.호페는 기쁨과 슬픔의 감정 등이 요구수준과 성적의 관계에서 생긴다고 본다. - 21 - 위와 같이 감정은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정리해 보면, 감정이란 대체로 어떤 자극을 전제로 해서 발생하되, 의식적 의도와는 무관하게 발생한다. 또한 감 정 주체의 내적 경험에 의존한 주관적 반응이며, 신체적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정신적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22) 2.1.2. ‘감각, 지각, 인지’와 감정 ‘감정동사’는 ‘인지동사’, ‘감각동사’와 함께 ‘심리동사’의 하위 부류로 다루어지거 나, 혹은 동일한 부류로 다루어지고 있다.23) 동사의 하위 부류 가운데 심리동사에 대한 연구는 많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심리동사’라는 용어 자체에 대한 정의가 미흡할 뿐 아니라, 몇몇 어휘만를 대상으로 하여 그 통사적인 특성을 살피는데 그 치고 있어서, 심리동사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 그러다 보니 감정동사나 인지동사, 감각동사 그리고 심리동사는 연구자에 따라 사용하는 용어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더 라도 그 용어가 지칭하는 범위에서 차이를 보이거나,24) 같은 범위를 지칭하더라 서로 상이한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25) 이러한 용어상의 문제점들은 ‘감 22)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성적이 떨어져서 우울해 한다고 하자. 이 때 학생이 느끼는 우울한 감정은 ‘성적이 떨어졌다.’라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 발생한 것이고, 학생이 의식 적으로 의도하여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발생한 것이다. 성적이 떨어진 것에 대 해 의도적으로 우울해지려고 해서 우울해진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우울 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우울함은 학생이 경험한 자신의 내적 경험에 의존한 반응 이다. 성적이 떨어져서 우울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은, 학생이 지금껏 경험해 온 여 러 가지 경험들에 의존하여 나타난 반응으로, 그 감정의 영역이나 정도 등은 학생의 내 적 경험에 의존하여 나타나게 된다. 성적이 떨어졌다고 해서 모두 다 우울해 하지는 않 을 것이다. 감정 주체에 따라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고, 무력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며, 창피함을 느낄 수도 있고, 질투심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같은 자극 조건 하에서도 어떤 감정을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는 전적으로 감정 주체 의 내적 경험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이 느끼는 우울함은, 체험적인 과정이 아니라 정신적인 상태이고, 가슴이 답답하다든지 하는 신체적 변화를 수반할 수도 있 다. 23) ‘감각’이나, ‘인지’, ‘감정’은 ‘심리’의 하위 개념이다. 따라서 감정동사와 동일한 부류로 심리동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오류로 판단된다. 24) 예를 들면, 김흥수(1988)의 ‘심리동사’는 인지동사와 감각동사를 포함한 개념이고, 유 현경(1998)의 ‘심리동사’는 감각동사와 인지동사는 제외한 개념이다. - 22 - 각, 감정, 인지’의 개념을 정확히 구별하지 않고 연구자의 편의에 따라 명명한데서 온 혼란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절에서는 심리동사의 하위 부류로 다루어지는 감각동사, 인지동사, 감 정동사들의 정확한 범위 설정을 위해서 ‘감각, 지각26), 인지’와 함께 ‘감정’의 개념 들을 비교 정리하여, 감정동사의 범위를 규정하고, 이를 통해서 ‘감정동사’에 해당 하는 어휘 목록을 마련하고자 한다.27) 쭘표준국어대사전쭙(1999)에서는 ‘감각’, ‘지각’, ‘인지’, ‘감정’을 각각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감각(感覺) : ?1」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림, ? 2」사물에서 받는 인상이나 느낌. 지각(知覺) : ?1」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런 능력, ?2」사물의 이치나 도리를 분 별하는 능력, ?3」『심』감각 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함, 또는 25) 예를 들면 김흥수(1988)의 ‘심리동사’와 양정석(1995)의 ‘느낌동사’는 모두 인지와 감각 의 영역을 포괄하고 있는 개념으로 그것이 지칭하는 범위는 같다. 26) 국어 동사 연구에 ‘지각동사’라는 용어는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지각은 감각과 인지, 감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개념이므로 함께 고찰키로 한다. 27) 심리동사의 하위부류로서 감정동사의 범위를 논하는데, 감각, 인지와 더불어 한가지 더 언급해 둘 사항이 있다. ‘성격’을 나타내는 동사들은 감정동사의 범위에 속하지 않 는다는 것이다. 감정은 위에서 ‘상태적 요소로서, 어떤 의식적 의도와는 무관하게 발 생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성격을 나타내는 동사는 상태성을 지니지 않는다. ‘나는 지 금 몹시 {두려운/즐거운/흥분된/불쾌한} 상태이다’란 문장은 가능하지만, ‘{나는/그는} {깐깐한/다정한/착한} 상태이다’와 같은 문장은 비문이 된다. 그리고 또 성격을 나타 내는 동사들은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상당한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서 내린 판 단으로서 의식적인 의도가 들어가게 된다. 말하자면 누군가의 성격이 어떠 어떠하다 고 말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지켜봐 온 결과, 대체로 어떠 어 떠한 성향이 있더라 하고 의식적인 판단을 근거로 하는 것이다. 이 때의 판단은 물론 화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성격을 나타내는 동사’는 주관적이며 감정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감정동사와 유사하기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상태성을 지니지 못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의식적인 판단 작용을 그대로 표현한 동사 라는 점에서 감정동사와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 감정동사는 인지하거나 평가한 결과 를 그대로 표현한 동사가 아니고, 그 결과에 의해 저절로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한 것 이다. 그러나 성격동사는 인지하거나 평가한 그 결과를 그대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감 정동사와는 분명히 다르다. - 23 - 그런 작 용, 그 작용의 결과로 지각체가 형성된다. 인지(認知) : 어떤 사실을 인정하여 앎. 감정(感情) :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28) 이들 개념의 차이점을 이해하기 위해 각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쭘두 산세계대백과사전쭙에서는 “감각이란, 빛․소리와 같은 외계의 사상(事象) 및 통증 과 같은 체내의 자극에 의하여 일어나는 의식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29) 자극이 신체에 수용되면 신체 내의 복잡한 작용에 의하여 중추 신경에 전해졌을 때 여기 28) 감정은 ‘기분’이라는 용어와도 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동양어문학, 동쪽의 말과 이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의도적 반응인 감정과 의식적 인식인 인지 (0) | 2020.09.02 |
---|---|
기분과 감정 개념 (0) | 2020.09.02 |
감정동사의 범위와 분류 (0) | 2020.09.02 |
심리형용사와 심리동사 그리고 인지동사 (0) | 2020.09.02 |
심리동사와 감정형용사 그리고 감정동사 (0) | 2020.09.02 |